담배소송! 공중보건을 위해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We must win the tobacco litigation for public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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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Health Aff. 2017;1(1):207-213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7 December 31
doi : https://doi.org/10.29339/pha.1.1.207
1Korean Association on Smoking or Health, Seoul, Republic of Korea
2Institute of Health Care Management, Graduate School of Public Policy, Hanyang University, Seoul, Republic of Korea
이성규,1,2
1한국금연운동협의회
2한양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Correspondence to: Sungkyu Lee Korean Association on Smoking or Health, Garden BD, 10th Floor, 22 Gukhoe-daero, 72-gil, Yeongdeungpo-gu, Seoul, 07238, Korea Tel: +82-2-783-7833 Fax: +82-2-2632-5191 E-mail: wwwvince77@gmail.com
Received 2017 August 30; Revised 2017 September 30; Accepted 2017 October 11.

배경

대기업을 상대로 법적 다툼을 벌인다는 것은 원고가 누구이든 간에 매우 힘들고 어려운 싸움을 해야만 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대기업의 경제력, 정치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 법적 다툼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때문에 대기업의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행위로부터 고통 받는 사람이 법적대응을 포기한다면 우리는 사회정의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고 우리 후손에게 살기 좋은 사회를 물려줄 수도 없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대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은 어떤 분야에서든 큰 의미를 가진다. 그 이유는 소송을 통해 판결이 나오면 그 판결은 ‘판례’가 되어 유사한 사회적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소송은 골리앗과 같은 대기업과 다윗과 같은 피해자가 법정 다툼을 버리는 것이지만 그 결과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모든 국민이 그 소송에 관심을 가져야할 의무가 생기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 9월부터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올, 특히 우리 국민 건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만한 중요한 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 이 소송이 바로 ‘담배소송’이다. 장기간 흡연으로 폐암에 걸린 환자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담배회사는 막강한 자본력, 정치력, 그리고 회사 간 공조관계를 구축해 철옹성을 쌓고 있지만 이들과 맞서는 원고는 흡연 피해자 개인, 시민단체, 공익을 추구하는 변호인 등으로 마치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싸움을 해온 것이다. 그 결과 몇 차례에 걸쳐 제기된 담배소송에서는 모두 원고 패소 판결이 났다. 특히 1999년 9월에 한국담배인삼공사, 그리고 공사를 관리감독하고 공사 이전 전매청을 두고 담배를 제조, 판매했던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한 흡연 피해자의 소송은 2014년 대법원에서도 원고 패소로 판결이 나면서 이 결과는 앞으로 국내에서 벌어지는 담배소송에 공중보건 차원에서는 불리한 판례로 남게 되었다[1].

1999년 소송의 대법원 판결이 있기 직전 새로운 담배소송이 국내에서 다시 제기되었다. 이번 소송은 기존의 소송과는 달랐다. 흡연 피해자 개인, 그리고 시민단체가 진행하는 소송이 아니라 정부 산하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을 상대로 537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2]. 전 세계에서도 높은 관심을 가지는 소송이 되었고, 소송제기 후 3년이 지난 2017년 8월 현재도 1심 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

담배소송은 담배규제정책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담배규제정책의 헌법으로 불리는 담배규제기본협약(Framework Convention on Tobacco Control, FCTC) 제19조에서는 담배소송을 담배규제정책의 한 종류로 지정하고,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당사국 간 소송에 필요한 기술적 지원을 권고하고 있다[3]. 담배소송이 담배규제정책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된 것은 1998년 미국 주정부와 담배회사들 간의 합의, 즉 Master Settlement Agreement (MSA)가 큰 영향을 미쳤다. 1990년대 초반 내부고발자에 의해 세상에 알려진 담배회사의 내부기밀문건들, 이들 문건을 활용한 연구보고서의 발표 및 언론보도 등이 1998년 MSA를 가능케 하였고, 그 결과 담배회사에 대한 미국 국민의 인식 변화가 담배규제정책 강화에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MSA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쳤다. 1999년 국내 최초의 담배소송도 MSA 과정을 연구한 배금자 변호사와 한국금연운동협의회가 함께 진행하였고, 해당 소송을 통해 국내 담배규제의 정당성과 흡연 및 담배회사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바꾸고자 노력하였다. 담배소송을 통해 담배회사의 마케팅 전략 및 담배제품의 결함 등이 밝혀진다면 국내 담배규제정책은 크게 강화될 수 있고, 그 결과 흡연으로 인한 질병 및 조기사망으로부터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비록 국내 초기 담배소송은 원고 패소 판결로 끝이 났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민건강증진을 목적으로 2014년 4월 다시금 담배소송 승소에 도전하고 있다.

본론

1. 국민건강보험공단 소송제기 배경 및 주요 주장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2년 6월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건강관리서비스 제공을 위해서 ‘국민건강정보 DB를 구축하였다. 보건의료분야 연구에 활용 가능한 약 1조3천억 건의 데이터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흡연으로 기인된 질병을 치료하는데 공단이 지출하는 진료비가 연간 1조 7천억 원에 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4].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전 국민의 건강보험 운영과 건강검진, 질병예방, 장기요양 업무를 관리하며, 보험료 부과, 징수, 요양기관 진료비 지급 등 보험자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조직된 국가기관으로서 “흡연을 예방하고 재정누수를 방지할 책무”를 강조하며 빅데이터 분석결과를 근거로 담배회사를 상대로 해당 진료비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이다. 공단은 이번 소송을 통해서 “소송 과정에서 확인되는 담배의 유해성 및 중독성에 대한 홍보를 통하여 국내 금연 운동 확산에 기여하고”, 또한 “담배소송의 근거가 되는 담배소송법, 흡연피해구제를 위한 흡연치료기금법 등의 입법 활동에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5].

이번 소송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주요 주장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피고, 즉 담배회사들이 수입, 제조, 판매한 담배제품에 의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 배상을 해야 한다는 것, 둘째, 담배회사들이 고의 또는 과실로 담배에 첨가물을 추가해 담배의 유해성 및 중독성을 강화하고, 담배의 유해성 및 중독성에 대한 사실을 왜곡 및 은폐하였다는 것, 셋째, ‘라이트’, ‘마일드’, ‘저타르’와 같은 용어를 사용해 소비자를 기만하였다는 것, 넷째, 청소년에 대한 담배 제품 판촉과 같은 불법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2.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집중하는 국외 담배소송 사례

1999년 이후 국내 담배소송 경과에 대한 내용은 선행연구[6]에 잘 정리가 되어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집중하는 국외 담배소송 사례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앞서 배경에서 언급한 미국의 MSA이다. 미국 주정부 46개가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1998년 11월 원고는 담배회사로 하여금 배상 합의금으로 총 220조원을 이끌어 낸 것이다. 이렇게 확보한 막대한 재원은 2017년 현재까지도 미국 내 담배규제정책 강화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내 주정부가 아닌 개인소송의 경우 1954년에 가장 처음으로 제기가 되었으나 1992년까지 총 800여건의 소송이 모두 패소한 사례가 있다. 오랜 시도 끝에 미국 주정부가 담배회사를 상대로 배상 합의금을 얻어 낸 것처럼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정부기관으로써 유사한 사례를 국내에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집중하고 있는 또 다른 국외 사례는 캐나다 사례이다. 캐나다의 경우는 소송을 제기하기 이전에 주정부가 담배로 인한 피해액을 담배회사에 배상 청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기 위하여 ‘담배손해 및 치료비배상법’을 제정하는 전략을 세웠다. 1997년 이 법이 제정되었고, 담배회사와의 오랜 공방 끝에 2005년 9월 연방대법원에 의해 합헌 결정이 나 캐나다 주정부가 흡연으로 인한 치료를 목적으로 지출한 진료비를 담배회사로부터 회수할 수 있는 직접적인 소송권한을 부여받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일명 ‘담배소송법’을 근거로 캐나다 주정부들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3. 국민건겅보험공단 소송 진행 경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공단 가입자 중 20갑년, 30년 이상 흡연한 폐암(편평세포, 소세포) 및 후두암(편평세포) 환자의 진료비 중 공단 부담금을 산출해 537억 원을 담배회사로부터 배상하라는 소송을 2014년 4월에 제기하였다. 소송이 제기된 이후 같은 해 9월에 첫 번째 변론이 시작되었고, 2017년 8월 현재 총 12차례에 걸쳐 변론이 진행되었다. 1차 변론에서는 변론일마다 1가지의 쟁점에 대해서 원고와 피고 간 법적 공방을 진행하기로 합의를 하였다. 2014년 11월에 개최된 2차 변론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 소송에 있어서 담배회사로부터 직접적으로 손해 본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직접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한지에 대한 여부를 논의하였다. 이후 2014년에서 2015년까지 계속된 3차, 4차, 5차, 6차 변론에서는 흡연과 폐암 간의 인과관계에 대한 공방을 펼쳤다. 1999년 개인소송 중 2심에서 폐암의 경우 편평세포, 소세포암, 그리고 후두암의 경우 편평세포암의 경우는 흡연과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을 일부 인정받았기 때문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인과관계 관련 쟁점사항을 대비해 실제 소송에 포함될 공단 가입자 중 해당 질병 환자만을 뽑아서 공단 부담금을 산출하는 전략을 세웠다. 2016년 4월에 진행된 8차 변론은 담배의 중독성, 2016년 6월 17일에 진행된 9차 변론에서는 흡연과 폐암과의 법적 인과관계, 2016년 9월 30일에 진행된 10차 변론에서는 소송에 포함된 환자들의 의무기록을 토대로 한 개별적 인과관계 검토, 2016년 12월 23일에 진행된 마지막 변론에서는 담배회사의 제조물 책임에 대한 공방을 벌렸다. 변론과정에서 법원의 인사이동에 따른 재판부 변경이 2차례 있었고, 그 결과 2016년 3월 개최된 7차 변론과 2017년 4월에 개최된 12차 변론은 재판부 변경에 따른 종전 변론 내용을 종합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2017년 8월 현재는 3번째 재판부가 이번 담배소송을 심리 중에 있다[7, 8].

과거 1999년 9월 국내 최초로 제기되었던 흡연 피해자 개인의 담배소송은 8년이 지난 2007년에 1심 판결이 났고, 1999년 12월에 제기된 유사소송에서는 2007년 1심 판결 후 원고 측이 즉각 항소했고, 항소심 역시 그 후 4년이 지난 2011년에 항소기각으로 판결 내려졌다. 이후 해당 소송은 대법원까지 넘어갔고, 2014년 4월에 최종 원고 패소 판결이 결정되었다[9]. 기나긴 법적 공방을 펼쳐왔던 과거 사례가 있듯이 이번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소송 역시 언제 1심 판결이 날지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4. 국민건강보험공단 소송의 쟁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소송에서는 소송 쟁점을 5가지로 정리하고 있다[8].

첫째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직접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한지에 대한 판단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회사로부터 직접적인 손해를 입은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즉 공단이란 주체가 담배제품을 사용하고, 질병에 걸린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가입자의 진료비를 지급하는 것이 기관의 설립 목적에 해당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회사로 하여금 손해배상을 직접 청구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이다. 둘째는 흡연과 폐암 발생 간의 인과관계에 대한 판단이다. 피고인 담배회사는 과거 담배소송에서부터 흡연자에서 발생한 폐암이 흡연행위만으로 유발된 것인지, 혹은 자신들이 제조한 담배제품만으로 유발된 것인지에 대한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하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구하여 왔다. 다시 말해 흡연자가 폐암에 걸렸다고 하더라고 대기오염과 같은 다른 이유에서 폐암이 발생하였을 가능성도 있고, 또한 공단이 제출한 피해자가 꼭 특정 담배만을 사용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특정 담배회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에 대한 쟁점이다. 셋째는 담배회사의 제조물책임이다. 담배회사는 자신들이 제조하는 담배제품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데 담배 속 각종 유해성분들이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고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위험성을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보다는 오히려 각종 첨가물을 사용해 니코틴 중독을 가중시키는 활동을 해왔다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측 주장에 대해 피고인 담배회사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넷째는 담배회사의 불법행위에 대한 쟁점이다. 원고가 주장하는 담배회사의 불법행위는 각종 마케팅 활동을 통해 담배가 덜 위험하다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 주려했다는 것이고, 또한 담배의 중독성과 유해성에 대한 진실을 알면서도 모른 척했다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쟁점은 공단의 손해액 범위이다. 공단은 소송을 제기하면서 537억 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주장했고, 재판부는 이 금액이 적절한 추계인지에 대한 판단을 하겠다는 것이다.

5. 담배회사의 주요 주장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대응 모색

KT&G는 1999년부터 담배소송을 여러 차례 겪어 왔기 때문에 이번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소송에서도 유사한 논리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수많은 소송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 소송을 당한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는 어떤 주장을 펼치고 있고, 이들 주장에 대해 공단은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들 외국계 담배회사들은 이미 다른 나라에서 유사 소송에서 패소한 경험이 있고, 더군다나 국외 소송에서는 일부 쟁점사항에 대해서 인정하는 내용들도 있기 때문에 KT&G와 달리 이들의 주장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BAT코리아의 경우 공단의 소장에 대한 답변서에서 강조하고 있는 논리가 이미 한국의 경우 유사 소송(1999년 개인소송을 의미함.)에서 대법원 판례가 존재하고, 대법원이 판단한 사항에 어떤 새로운 것이 있어서 공단이 이러한 소송을 제기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에서 폐암 환자의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기존 소송에서 담배회사의 책임 없다는 것이 이미 밝혀졌는데, 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다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인지, 어떠한 새로운 증거가 있어서 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인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쟁점사항 중 첫 번째에 해당하는 원고의 직접청구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더불어서 원고인 공단이 소장에서 강조하고 있는 미국의 케슬러 판결(아래 상자속 내용 참조)을 이번 소송에서 피고인 담배회사를 공격하는데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10]. 즉, 케슬러 판결은 미국에서만 가능한 판결이지 한국에서는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필립모리스의 경우는 흡연은 흡연자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지 니코틴 중독 혹은 담배회사의 담배제품 조작 등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한국필립모리스 역시 BAT코리아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케슬러 판결을 본 소송에 적용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소장 내용을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11]. 결국 이들 외국계 담배회사의 주요 주장을 보면 대법원 판례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법체계를 소송전략에 활용하고 있고, 더불어서 이들 회사들의 본사가 미국에서 패소한 케슬러 판결이 국내에서 적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케슬러 판결

일명 RICO CASE로 불리는 이 판결은 미국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가 1999년 9개의 담배회사를 상대로 사기 및 위법에 대한 협의 및 담배와 관련된 질병으로 인한 의료비용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한 소송을 제기하였다. Racketeer Influenced and Corrupt Organization Act (RICO, 조직범죄피해자보상법)를 근거로 담배회사와 소송을 진행하였고, 2006년 해당 소송을 심리한 케슬러 판사는 담배회사의 RICO 위반을 판결하였다. 담배회사는 판결에 대해 곧바로 항소했지만 2009년 5월 패소하였다. 케슬러 판사의 판결에 따라 담배회사는 5가지의 이슈에 대해서 진실을 국민에게 알려야만 하는 의무를 가지게 되었다. 해당 진실은 “Corrective Statements”라는 이름으로 미국 내 35개 주요 신문의 지면 및 인터넷 판에 게재하고 미국 내 3대 주요 방송사를 통한 광고를 진행하여야 한다. 또한 담뱃갑에도 해당 진실을 공개하도록 하였다. 진실에 해당하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흡연의 건강 폐해

 - 흡연과 니코틴의 중독성

 - 저타르, 천연담배 등이 건강 폐해를 줄여주지 않는다는 것

 - 니코틴 조작

 - 간접흡연의 건강 폐해

피고 측 담배회사들이 2014년 대법원 판결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번 소송에 있어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효과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의미 있는 소송제기로 우리나라 공중보건 역사, 더 나아가 국제사회에 중요한 사건을 만들었으나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소송, 전략이 없는 소송, 여론의 지지와 관심을 받지 못하는 소송으로 이끌어 간다면 앞서 있었던 대법원 판결과 같이 결국 담배회사에게 유리한, 공중보건에는 위해가 될 수 있는 사건으로 남겨질 수 있기 때문에 공단은 소송을 이끌어가는 주체로써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한 케슬러 판결의 본 소송 적용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담배회사의 논리 전개를 볼 때 이 부분에 담배회사가 약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미 공단은 여러 차례의 변론과정을 진행하면 케슬러 판결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대응전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미국 국민은 미국 정부가 담배소송에서 담배회사와의 합의를 이끌어 냈기 때문에 담배, 흡연에 대한 진실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우리 국민은 담배소송에서 승소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해당 진실을 알 수 없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내에서는 소송이 진행 중이지만 미국 내 이러한 상황을 언론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국민들의 인식을 개선시켜 소송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고조시킬 필요가 있다. 공단 입장에서는 담배회사의 경제력과 정치력은 이번 소송에서도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론의 힘이 필요하다. 국민이 담배소송 쟁점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들 쟁점에 대해 재판부를 설득하는 노력과 마찬가지로 국민을 설득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결론

흡연율을 낮추는 것이 만성질환 유발을 막을 수 있는 핵심적이고 가장 중요한 공중보건정책 중의 하나라는 것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담배와의 전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역시 담뱃세 인상, 담뱃갑 경고그림 도입, 금연구역 확대 등 다양한 담배규제정책을 성공적으로 도입하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 역시 FCTC 제19조에서 권고하고 있는 중요한 담배규제정책이다. 시작도 어려운 일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1999년부터 진행되어왔고, 2017년 현재 정부산하조직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전개하고 있다. 담뱃세 인상처럼 모든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 않아 언론과 국민의 관심을 꾸준히 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담배소송이 우리나라 공중보건에 미칠 영향은 앞서 언급한 정책에 비해 그 파급력이 훨씬 클 수 있다. 소송을 진행 중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막대한 책임감과 국민과의 소통을 통한 여론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할 때 이번 소송만큼은 과거의 판례와 달리 승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올라가게 될 것이다. 담배소송에 대한 학계, 언론, 국민의 관심이 절실한 때이다.

References

1. 이성규 , 김재형 , 김일순 . 담배소송과 다국적 담배회사 내부문건 속 국산담배 성분분석. 보건사회연구 2012;33(2):461–484.
2. Lee S. The tobacco industry’s abuse of scientific evidence and activities to recruit scientists during tobacco litigation. JPrev Med Public Health 2016;49:23–34.
3. World Health Organization. Framework Convention on Tobacco Control World Health Organization. Geneva: 2005.
4. 국민건강보험공단. 공단 담배소송 추진 경과.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http://www.nhis.or.kr/menu/retriveMenuSet.xx?menuId=D1000.
5. 국민건강보험공단. 공단이 흡연폐해 손해배상청구 등을 제기하는 이유.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http://www.nhis.or.kr/menu/retriveMenuSet.xx?menuId=D1000.
6. 이성규 , 김재형 , 김일순 . 담배소송과 다국적 담배회사 내부문건 속 국산담배 성분분석. 보건사회연구 2012;33(2):461–484.
7. 국민건강보험공단. 공단 담배소송 추진 경과.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http://www.nhis.or.kr/menu/retriveMenuSet.xx?menuId=D1000.
8. 안선영 . 공단의 담배소송, 지금까지 걸어온 길. 담배 없는 세상 2017년 7/8월호 통권 305. 한국금연운동협의회. 2017.
9. 이성규 , 김재형 , 김일순 . 담배소송과 다국적 담배회사 내부문건 속 국산담배 성분분석. 보건사회연구 2012;33(2):461–484.
10. 법무법인(유) 화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가합525054 손해배상 청구 피고 BATK, BATKM 구두변론; 2014. 11.7.
11. 한국필립모리스 주식회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가합525054 손해배상 청구 구술변론; 2016. 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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